서천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강문룡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녹여줄 봄이 찾아왔다.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지면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우리에게는 다시 한 번 우리의 주권을 행사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 소중한 기회 속에서 대선주자들을 보면서 국민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과거 우리의 선거문화 행태를 보면 정책대결 보다는 혈연·지연·학연 등의 연고주의, 선심성 공약남발, 후보자간 난무하는 네거티브 등 부정적 측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고질적 선거병폐를 지양하고 정책 중심의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매니페스토(Manifesto)운동이다.

매니페스토는 1834년 영국의 보수당 당수인 로버트 필이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위한 공약은 결국 실패하기 마련”이라면서 구체화된 책임공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추진본부를 중심으로 정책중심의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처음 도입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학연·지연·혈연 등에 호소하는 관행은 잔존하고 있으며, 형식적인 공약이 제시되고 있을 뿐, 정책을 중시하는 선거분위기 조차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대통령선거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개인적으로 나는 후보자, 유권자 그리고 시민·사회단체가 매니페스토를 정확히 이해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본다.

첫 번째로 후보자의 역할이다. 후보자는 개인의 이미지나 대중적 인기, 비현실적인 선심성 공약이 아닌 정책을 통하여 장래 국가발전에 대한 뚜렷한 방향, 해결과제의 우선순위,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 재원마련방안 등을 명확히 제시하여 이에 대한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유권자의 역할이다. 투표일에 투표참여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후보선택 기준이 철저하게 공약과 정책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에 대한 구체성과 실현가능성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의 비전, 실현가능성 등을 자세히 분석하여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더불어 선거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정책의 이행상황을 점검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제19대 대통령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고무적인 것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인물이나 지역주의 보다는 후보자들의 정책을 살펴보고 투표하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이번 대통령선거에 있어서는 후보자, 유권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완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여 우리의 손으로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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