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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뭇잎 편지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이철수 님으로부터 나뭇잎 편지를 받았다.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 정말로 소박한 선물이라 하겠다. 편지를 쓰고 싶은 날이 많아서, 편지를 받고 싶은 날이 많아서 자기 손으로 쓴 엽서를 보내기 시작했단다.

현대인들은 거의 편지를 쓰지 않는다.

카톡이나 페이스북 등 손쉽고 짧은 토막글을 나누다 보니 손글씨로 긴 편지를 쓰지는 않는다. 얼마 전인가 ‘매월 말일은 편지 쓰는 날’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지만 초하루부터 29일간 쓰지 않던 편지를 30일에 갑자기 쓰는 일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요즘 사람들은 보통 편지 한 통을 부치는데 얼마짜리 우표를 붙여야 하는지도 모를 정도가 되었다.

이제 이철수 씨가 전해주는 손 글 편지 몇 통을 다시 적어 보낸다. 괜찮다고 생각되면 우리도 서로 보내고 받고 해보자. 옛날 국군장병 아저씨에게 위문 엽서 보냈던 추억을 상기하면서 오히려 내 손으로 몇 자라도 적어 보내고, 또 받아도 보자.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생활도 색다른 묘미가 있을 것이다.

① 이 냉혹하게 차가운 겨울 어디쯤에서 당신이 밤을 보내고 계시는지? 허기진 속을 감추고, 여기저기 떠돌아 사시는지? 누군가 당신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손 내밀거든 부끄러움 없이 그 손 기꺼이 마주 잡으시기를. 지금 당신이 다 잃어버린 따뜻함, 평화로움, 여유와 기쁨, 그 모든 것이 원래 임자가 따로 있지 않았으니. 다시 당신에게 돌아오기도 하리라 믿으시기를... 오늘 잠시 나 앉게 된 여기를 당신 자리라고 스스로 믿어버리지는 마시기를. 마음 깊은 데로 숨어버린 따뜻한 기억, 소중한 인연, 작은 열정과 희망의 불씨 되살려 내시기를. 절망의 절반은 바깥세상에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우리 마음속 희망으로 있다고 믿으시기를...“

② 오늘 오신 손님이 해주신 말씀입니다. 나이 들면 앉고 서고 눕고 일어나는 그 모든 것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옳은 말씀입니다. 함부로 살면 한 번에 무너지고 맙니다. 발 한번 잘못 디디면 깊은 나락에 떨어지기도 하지요. 좋은 벗들, 참 좋은 이웃들, 때로 내게 아픈 충고, 나무람을 아끼지 않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흔들리는 나뭇잎 같고, 나무 가시 같지요. 바람을 타고 유혹에 흔들립니다. 스스로 견디기 어려우면, 곁에서 붙들고 지켜주는 것도 힘이 되지요. 아름다운 벗이 있으신지요. 아름다운 친구가 되고 계신지요. 좋은 친구를 막 보내고 들어와 짧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꽃이 되었다. 지난해 그 꽃이 아니다/꽃이 진다. 지난해 그 자리 아니다. 세상에 묵은 것은 없다“

③ 아내와 밤길을 걸었습니다. 운동 삼아 동네 한 바퀴 걷고 나서 칼국수 파는 식당에 가서 늦은 저녁으로 뜨거운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가난한 음식이지만, 뱃속이 뜨끈해지는 게 겨울철 온기로 제격이었습니다. 주인아주머니께 칼국수 적게 달라고 했더니 너무 적은 것 같다며 밥 한 공기를 더 가져다 주었습니다. 남은 국물에 고슬고슬한 밥 한 숟가락 말아 먹고 나니 부러운 것 없어졌지요. 밤길 천천히 걸어왔습니다”

1883년 미국 정부는 군함을 동원하여 31년 전 알제리에서 사망한 한 사람의 유해를 본국으로 이송하였다. 그 군함이 입항하는 순간 군악대의 연주와 예포가 울려 퍼졌고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나왔다. 그가 누구인가? 존 하워드 페인(John Howard Payne)이다. 그가 쓴 단 한 곡의 노래 때문이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다/꽃 피고 새우는 집, 내 집뿐이다”(Home Sweet Home) 이란 노래 한 곡이 이렇게 귀한 것이다. 왜냐하면 가정이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여행 갔다 돌아오면, 대개 “그래도 내 집이 좋군!” 하고 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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